분명 살은 빼야한다. 하지만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니 늘 오전 5시10분에 식사를 한다. 방통위에서 점심을 제공하는 정오까지 무려 7시간이 남았다.
오전 10시면 얄량한 필살기를 다 쏴버린 울트라맨처럼 내 가슴팍에선 빨간불이 들어온다. 나는 짐승처럼 매점으로 뛰어나 초코바라든가 라면이라든가 샌드위치를 우걱거리고 있겠지-_- 그렇다고 점심을 거를까? 네버! OTL
잔뜩 부른 배를 안고 퇴근한 나는 '그래, 저녁이라도 일찍 먹어두면 감량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오후 5시면 찌게를 끓이고 밥을 한다. 훗, 그래봐야 오후 10시 갑작스런 허기에지옥 유황불에 던져진 성추행 목사처럼 듯 고통에 몸부림칠 뿐. 또 짐승처럼 싱크대를 열어 쌀치즈빵이라던가 캔맥주라던가 말아먹을 쬬리퐁을 찾겠지-_-;
금요일에 95이맹, 김선호랑 놀았음. 고독남들끼리 술먹기는 동래 메가 근처가 짱인듯.
신장개업한 어느 바에서 양주 한병 당첨의 행운까지..후후훗.
이번주 토요일에 선호선배 결혼함. 만약 올 수 있음 와라. 매우 즐거울꺼임.
(별 재미있는 일도 없고, 날은 추워지고, 뭐 그렇삼...)
와이군/ 아침잠이 없는 걸로 지금까지 먹고 살아온걸효-0-
마에노/ 안그래도 내려갈꺼임, 현정이는 우리 회사 후배이기도 하잖아염-_- 그나저나 완전 재미있었겠는데 ㅋㅋ
동래 메가마트 지하엔 수맥이 흐르는 듯, 우리회사 유부남들도 거기만 오면 퇴행성 기억상실 증세를 보임 ㅋㅋ
낮달
2009/11/03 00:50
아놔.. 끼니는 금이라구, 친구! 너무 웃겨서 데굴데굴 굴러요 아주. ㅋ
짧은 호흡
091020
Posted on 2009/10/20 22:46
지금 이 상황을 '꼬여있다'고 인식하는데서 내 모든 스트레스는 출발한다.
엉킨 실타래를 끊어낼 용기도, 차분히 다시 풀어낼 인내심도 없다.
어거지 같아도 이게 시작이라고 마음 돌리는게 지금으로선 상책이란 걸 잘 알지만 그래도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미련이 너무 크다.
'큰 일을 겪어봐야 성장한다'는 건 그 일 안하는 놈들이 캥겨서 하는 캐소리라는 게 내 생각이지만, 어쨌든 부산국제영화제 취재 잘 마치고 왔습니다.^^
사회부 캡 출신의 선배가 그날그날 기사 메모와 일거리 분배를 깔끔하게 하는 바람에 2주 합숙기간 동안 새벽까지 철야로 일한 건 나흘이 채 안되네요. 이 정도면 수월하게 치러낸 편입니다-0-
영화쪽 관계자들과는 일면식이 없는 사이이니 기획보다는 행사 취재가 주로 떨어졌는데 그 쪽이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편해서 홀가분하게 일했습니다.
자정까지 기사 써내고 오전 8시에 마감을 끝낸 뒤, 행사 시간을 피해 한 두시간 오침(이건 암묵적인 룰-_-) 그리고 저녁까지 행사와 인터뷰 뺑뺑이 후 새벽에 기사를 쓰는 일상이 2주간 계속됐습니다.
콘도 안은 찌들어가는 담배 냄새와 곳곳에 널려 있는 이부자리로 훈훈한 광경을 연출. 선배 왈 "이건 기사 찍어내는 공장이구먼" 저는 화장실에서 홍삼 엑기스로 몰래몰래 도핑하며 견뎌냈습니다.
1. 취재 - 나니아 연대기의 하얀 마녀, 콘스탄틴의 천사 가브리엘 등의 역을 맡아온 틸다 스윈튼의 기자회견장엔 정적만이-_- 마치 중세 밀랍인형을 보고 있는 듯한 핏기없는 외모와 실험영화로 꾸려진 아찔한 필모에 기자들은 일제히 합죽이 '포스란 건 이런 걸 말하는 거로구나, 덜덜'
- 카메룬에서 온 첫 흑인감독 다니엘 캄와 인터뷰 신청에 홍보실에서 감사의 인사가. '일단 초청은 했는데 아무도 인터뷰 신청을 안했어염ㅠㅠ' 아, 카메룬에선 시장급 정도가 되야 화장실을 가질 수 있다함-_-
- '영화는 영화다'의 소지섭은 현재 스크린으로 넘어가고 싶어 영화 배우로서 경력에 목마른 상태. 그래서 부일영화상, 영평상 등 각종 시상식들이 던져주는 신인 연기자 상 떡밥을 연이어 물며 흥행몰이에 동원됐음. 본인도 깔끔하게 행사장마다 같은 수상 소감 돌아가며 실속만 챙겼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 '호우시절' 오픈토크에서 정우성의 노련한 카메라 본능이 빛남. 상대 배우 고원원은 얼어서 답변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반면 본인은 위트있는 멘트만 던지며 분위기를 즐김. 동행한 사진기자의 말에 따르면 잠시도 쉬지않고 카메라를 돌아가며 시선을 던져준다 함. '연기력은 똥개 이후로 그대로인데 스킬은 일취월장'
2. 인터뷰 - 일본의 국민배우인 야쿠쇼 코지의 인터뷰가 가장 감명깊었음. 여러 매체 기사들이 모인 공동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실에 조명기기까지 설치하고 20여분 가까이 사진 촬영을 해댄 미친 영화잡지가 하나 있었음. 20여 분 동안 쉴새없이 플래시를 터뜨리는 통에 보고 있는 내 눈까지 뻑뻑해지는 듯 했으나 정작 야쿠쇼 코지 본인은 태연하게 참아내고 인터뷰에 응해 줌. 초인적인 인내력과 매너인 듯.
인터뷰 중간 무척 곱씹어 볼만한 멘트를 해줬는데 너무 길어 기사엔 쓰지 못하고 블로그에 남김.
야쿠쇼 코지의 인터뷰 중-
"헤어짐은 아프지만 누구나 경험할 수 밖에 없는 경험입니다. 인간은 두 번 죽는다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한 번 죽고, 아무도 그를 떠올리지 않을 때 다시 한 번 죽는거죠. 인간이 망각의 영역에 떠나간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일본에서는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어서 늦게 발견되는 사람들을 '고독사했다'고 표현합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하는 존재가 되는 건 쓸쓸한 일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누군가 나를 기억을 해주고, 잊지 않고 있다면 그게 얼마나 살면서 위안이 되고 마음이 편할까요. 만약 죽어가는 내가 남은 사람이 나를 기억해 준다고 믿는다면, 가는 나도 마음이 편할 것이고 떠나보내는 편에서도 위안을 갖고 살겁니다. 죽음은 헤어짐이고 아픔이지만 언젠가는 재화힐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면 그 이어진 마음만으로 치유가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이어져 있다는 걸 안다면 뭔가 힘을 낼 수 잇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그런 식으로 기억되고 기억하는 건 살아남은 우리가 열심히 살아갈 힘이지요. 늘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걸 표현하고 전하며 지내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3. 뒷이야기 - 14회 PIF에서는 이병헌, 기무타쿠, 조쉬 하트넷의 공동 출연한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가 최고의 흥행을 했음. 초청받은 트란 안 헝 감독은 본전 뺄 작정을 했는지 스태프 30여 명과 함께 방한-_- 영화제 기간 내내 VIP 대접을 받다 출국해놓고 도착하자마자 김동호 위원장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 함. 이유인즉슨, '호텔에서 사용한 칫솔 등의 비용 3달러를 자신에게 부담시켰다'는 것. 일행이 처묵처묵하고 간 비용만해도 수만 달러는 족히될텐데-_-
사무국과 기자들 사이에서는 '국제적인 개찌질이' '비코즈 오브 삼딸라, 개색히' 등등의 소리가 흘러 나옴. 일부에선 해외통신사에 제보해야겠다는 이야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