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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5  조제, 한가위 그리고 고기산적들 (8)
2008/09/12  080912 (17)
     
 긴 호흡 
조제, 한가위 그리고 고기산적들
Posted on 2008/09/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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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곰돌이 쿠션에 기댄 채 왼손 검지와 오른손 엄지에 연신 습진 연고를 발라가며 봤지요.
혼자 식사를 준비하고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듯 싱크대 아래로 몸을 던지는 조제의 마지막 '쿵'하는 소리에
가슴팍이 서늘해졌습니다.


도망은 결국 도망일 뿐입니다.
새 여자친구가 천하의 우에노 주리라고 해도 그 죄책감이나 비루함은 0에 수렴할 뿐, 0이 되는 건 아닙니다.
물론, 아오이 유우라면 또 모를 일입니다-_-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겪지 않았을 어려움' 따위를 백날 주워 섬겨봐야 변하는 건 없어요.
누군가의 기대를 저버린 기억을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인 후에야 나는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희생을 강요하고 싶었지만 그만큼 잘해줄 자신이 없었고, 내가 희생하기엔 새롭게 시작할 용기가 없었고.
이불 속에서 눈물을 쏟던 그 순간까지도 내 생각만 들던 나는 스스로가 '구제불능의 생물' 같아 진저리를 쳤습니다.

낭만은 짧고, 인생은 길다고 했던가요.
그래요, 낭만은 짧고 인생은 길며, 나는 겁이 많았습니다.
어쩔 수가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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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덕에 보름 넘게 질질 끌었던 '인간 실격'에서'사랑과 잔혹의 세계사'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기대했던 질퍽한 탕아의 생애 대신,
오입과 알콜에서 허우적 벗어나지 못한 어느 가련한 청년의 이야기만 늘어놓았습니다. 
'아, 인간 자격에 연연하지 않는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자격에 끊임없이 괴로워 하던 인간의 이야기구나'
번지 수를 잘못 짚은 독서는 독자를 되레 책을 펼치기 전보다 더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교양서의 탈을 쓴 엽색 사전인 후자는 진도가 무안할 정도로 잘 나갑니다. -_-
책에 따르면, 프랑스 왕가의 식사 시간은 옷만 제대로 차려입은 백성이면 누구나 참관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1번 방에서 칼질을 하는 왕비를 구경한 다음 3번 방에서 디저트를 음미하는 왕을 사파리 식으로 구경이 가능했다는데,
'푸아그라가 아니라 푸아그라 할애비를 매일 먹는다 해도 이건 싫군'이라며 혼자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기타 등등,
성적 취향이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 자신이 없어진 사람이라면 자신감 회복을 위해 권해드릴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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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막 비룡 사냥에 매진한 결과 풋사과 티가 나지 않는 장비를 마련했습니다.

칼을 든 친구에게 콧방귀를 뀌며 자신만만하게 "사내라면 화력!"이라며 대형 포를 택했습니다.

아, 이제는 알겠어요.
에일리언 류의 SF영화의 도입부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으리으리한 장비를 두르고 거만한 눈빛을 한 거한'들이 왜 그리도 존재감 없이 제일 먼저 거름이 되는지.
몸이든, 생각이든 가볍고 민첩해야 살아남는 게 정글의 법칙입니다-_-


30년을 로맨스 없이 살아온 내 친구는
용 사타구니만 파고 들어가 악귀처럼 칼을 휘둘러 댔고 그 덕에 저는 쉽게 랩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노고와 진한 우정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뻘짓, 연휴, 추석
윗치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6 20:41
전체적으로 우울하면서도 어쩐지 엘레강스한 명절을 보냈네... 난 이틀동안 밤낮없이 퍼질러잤다는...
두발짐승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6 21:18
엘레강스라니요? 위 세가지의 공통점은 방 밖을 나가지 않고도 가능한 일이라는 점이지요-_-
maeno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6 23:18
혹시 니 친구라는 사람이...
"혹한의 겨울밤,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객사할 뻔했던 철딱서니 없는 선배"에게
자취방 아랫목을 비워주고 뜨거운 라면 국물로 구원해준 그..???
정지연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7 00:19
생각해보면, 희생을 강요하고 잘해주지도 않는 것보다 희생을 강요하고 싶었지만 그만큼 잘해줄 자신이 없었던게 훨씬 인간적이랍니다. 토닥토닥.
두발짐승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7 06:53
마에노/ 맞습니다. 사내들에겐 더할 나위없이 따뜻하나, 수컷들에겐 한없이 잔인한 그.. -_-
정지연/ 그 충격으로 이렇게 마구마구 삐뚤어진 거라능, 뿌우~ 0_0)/
까투리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7 18:37
그럼 ㅂㅇ네...
근데 지금이라도 큰칼 옆에 차고 1섭으로 뛰어들어도 같이 놀아주나염?
은댕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7 20:19
처음 들렀습니다 꾸벅^^ 저도 얼마전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봤는데,, 뭔가 묘한 여운이 남는 영화였죠. 여기서 다시 마주치니 반갑네요,,ㅎㅎ
두발짐승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7 21:21
까투리/ 10랩 콘텐츠는 평생 공짜니 피 맛 보러 오세연. 해머, 대검, 쌍칼 숙련자 숙식제공!
은댕/ 어익후, 반갑습니다. 좋은 영화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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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호흡 
080912
Posted on 2008/09/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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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한가위
bestofbeast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2 20:58
추석 잘보내세요~
와이군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3 10:00
치질수술했다며?
두발짐승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3 13:11
어떤 쇼키들이 내 순결한 괄약근을 욕보였나여? 발바닥 사마귀 제거술이라능-_-
카방글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3 21:36
사마귀 나면 거기서 사마귀가 부화한다는데 그게 최진실?
두발짐승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4 07:54
글쎄요, 어머니 배꼽에서 나고 그런 이야기는 첨인데요?
윗치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5 14:13
포스팅하고 대략 상관없는 댓글들인데 은근 웃기네여-_-
아이니君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5 15:45
저 달을 보니 내 가슴이 두근두근..
나 초사이언 될 자질을 갖췄나봐 -_-
카방글 수정/삭제
2008/09/15 15:57
크롸롸롸롸롸!!!!!!!!!!!!!!!!!!!

다들 소원은 비셨는지?
아이니君 수정/삭제
2008/09/15 16:05
아니, 왜 제 덧글에 댓글을 다셨나연? +_+
카방글 수정/삭제
2008/09/15 16:58
달을 보니 가슴이(...) 초사이어인이 된 기분으로 댓글을 달아보았습니다.
두발짐승 수정/삭제
2008/09/15 17:40
둘이 친하게 지내라능
원래 외로운 영혼들끼리는 서로 보듬어주는 거라능-_-
두발짐승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5 17:39
나도 달 보면 시집간 옛날 여친이 생각나서 초사이어인이 될 꺼 같아.
머리카락이 거꾸로 서고 전투력이 막 솟구쳐-_-
정지연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5 18:26
외로울 땐 모닝 레이드를 추천합니다 -_-;;
아이니君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5 18:42
2월달에 나 봤지?
노랑물만 들이면 나 그냥 초사이어인이야 -_-
bestofbeast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5 20:46
님 블록 쫌 짱인듯~

순간 디씨인줄 알았어요.
돌팔이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5 23:59
전 짱 좋은 한가위는 못됐어요.
그냥 노는 날이 하루 더 있어서 그게 좋았을뿐.
두발짐승 수정/삭제 답변하기
2008/09/16 21:19
언제나 초담백한 돌팔이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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